Home
home
빅스쿨
home

2021년을 정리하며

작성일
2021/12/31 23:30
생성일
2022/08/01 01:29
저자
키워드
#신축년, #임인년, #검은호랑이
분류
리더십
마음챙김
한 해의 끝에서 지난 시간들의 성과와 의미를 되돌아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시간을 통과하는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지나고 난 후에야 하나의 큰 그림으로 맞춰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해 동안 학원 사업, 대학원 수업, 총학생회, 석사학위 논문, 그리고 신사업 등 총 5개 분야의 일을 동시에 추진하며 내가 느낀 것은 결국 인생이 에고(ego)의 걱정보다 훨씬 더 나은 방향으로 잘 풀린다는 것이다. 가볍고 편안하게 삶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 이것이 내가 2021년에 깨닫게 된 가장 큰 교훈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일이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도, 이야기의 끝에 다다르면 ‘결국 이렇게 되려고 그랬구나’하는 순간들이 있다. 특히 올해 이런 경우가 유독 많았는데, 대부분 나의 에고(ego)가 통제하고 끌고 가려했던 결말보다 성과나 인간관계 그리고 금전적인 측면에서 훨씬 더 좋은 결과로 마무리됐다. 알 수 없는 운명의 힘이 봄날의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게 나를 인도하는 느낌 속에서 나는 그저 힘을 빼고 가볍게 그리고 편안하게 삶의 흐름에 몸을 맡겼고, 덕분에 나는 더욱 풍성하고 명료한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
2021년 나는 학원 사업, 대학원 수업, 총학생회, 석사학위 논문 그리고 신사업 등 총 5개 분야의 일을 동시에 추진해왔다. 각각의 분야는 일정량의 절대적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체력안배가 매우 중요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요가와 명상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루틴(routine)은 한 해를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술이나 자극적인 음식 그리고 의미 없는 콘텐츠를 소비함으로써 1차원적인 쾌락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건강을 근본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과부하(overload)를 방지하고 문제해결(problem solving)에 집중했던 것이다. 덕분에 풍부한 신체적·정신적 에너지를 바탕으로 5개 분야에서 다음과 같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첫째, 학원 사업. 올해는 내가 진로진학 분야에 종사한지 10년이 되는 해다. 올해의 입시성과는 다른 해보다 질적으로 더 큰 의미가 있었는데, 그 이유는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입시의 A to Z를 지도했던 친구들이 우수한 성과를 내며 대학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특히 다수의 대학에 중복합격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서울대 재료공학부에 합격한 학생이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한양대 신소재공학부에 동시에 합격하거나 서울대 수의예과에 합격한 학생이 건국대 수의예과, 경상대 수의예과, 제주대 수의예과에 동시에 합격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나의 진로진학 컨설팅 방법론과 지도방식이 대학별 인재상이나 전형방법과 상관없이 학생부종합전형의 본질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의미에서 올해 사업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방법론의 정확성과 효과성에 대한 실전 검증이 최종적으로 완료됐다는 점이다.
둘째, 대학원 수업. 대학원은 본인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발적으로 연구에 할애하는가에 따라 얻어가는 지식의 양과 질이 정해지는 곳이다. 이 과정에서 수업은 학습의 틀을 갖춰주는 역할만 할뿐 이외에 모든 것은 오로지 학습자의 몫이기 때문에 학습자의 학습동기가 매우 중요하다. 1년 반을 휴학한 뒤 3학기에 복학한 나는 구체적인 이론적 근거와 체계적인 연구방법론을 토대로 나의 진로진학 컨설팅 방법론을 검증하고 공인하고 공표하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토론문이나 개인발표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대학입시부터 고등교육, 그리고 교육사회·철학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실로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읽고 썼다. 그 결과 진로진학상담에 대한 55편의 선행논문 분석을 토대로 일찌감치 석사논문 주제를 구체화시킬 수 있었고, 각 수업에서 작성한 토론문을 취합해 238개의 참고문헌을 포함한 1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특히 ‘자기실현사회를 위한 대한민국 교육현실의 과제와 대안’이라는 이 보고서는 담당 교수님께 석사논문 수준의 뛰어난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학원 수업을 하면서 기말과제로 이런 보고서는 처음 받아본다’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올해 학습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복잡한 교육현실의 맥락과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논리적인 체계를 갖게 됐다는 점이다.
셋째, 총학생회. 올해 6월 나는 ‘원우들의 자기실현을 돕는다’는 비전을 토대로 교육대학원 총학생회장 선거에 당선됐다. 22개 전공 천여 명의 선생님들을 대표하며 지난 1학기 동안 학업, 생활, 장학금, 네트워크, 정보공개 등 5개 분야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먼저,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구축해 전공대표협의회 회의록월별 출납부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켰고, 공지사항 및 사업정보를 빠르고 손쉽게 공유함으로써 학생회 활동의 온택트(Ontact) 전환을 선도했다. 다음으로 매학기 캠퍼스에서 제공되는 신입생 입학 선물과 재학생 기념품을 택배로 개별 배송함으로써 더 편리하게 더 많은 원우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임용혜택과 특강을 확대하고 임용시험 및 전공별 자격증, 외국어시험 응시료를 폭넓게 지원함으로써 원우들의 자기계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 동시에 팀별로 50만원을 지원하는 ‘학습공동체 굿티처스’를 기획·운영함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학업분위기를 활성화하고, 선제적인 학생지원을 통해 교육대학원의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끝으로 진로진학 분야의 전문지식과 실무노하우를 공유하는 ‘진로진학 왕초보스쿨’을 기획·운영함으로써 현직 및 예비교사의 진로진학 상담역량 강화를 도왔다. 당선 전 계획한 많은 일들을 실제로 이루는 데 있어 가장 중요했던 건 총학임원, 전공대표협의회, 교육대학원 행정실 등 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 역량이었다. 마음을 터놓고 긴밀하고 빈번하게 논의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의 도움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원우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한 학기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올해 총학생회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작은 집단이든 큰 집단이든 리더십 발휘에 가장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는 걸 깨달았다는 점이다.
넷째, 석사학위 논문. 3학기에 선행논문을 분석하며 최초에 정리한 석사논문 주제는 ‘실무 중심의 진로진학 컨설팅 프로그램이 교사들의 수행역량, 교사효능감, 직업정체성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혼합연구’였다. 하지만 4학기부터 시작된 연구지도를 통해 ‘실무 중심의 진로진학 컨설팅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연구’로 주제를 축소했는데, 그 이유는 최초의 주제가 2~3년 정도의 연구가 필요한 상위 범주의 주제였기 때문이었다. 교수님께서는 내가 아직 논문 작성의 전 과정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연구에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가늠할 수 없다고 지적해주셨고, 동시에 내가 갖고 있는 현장의 전문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좋은 연구주제라는 칭찬을 덧붙이셨다. 뿐만 아니라 내 연구가 진로진학 컨설팅 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개발해 놓은 프로그램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라는 것을 고려해 ‘계층화 분석법(AHP, analytic hierarchy process)’라는 연구방법론을 추천해주셨는데, 계량적인 접근을 통해 프로그램 내 콘텐츠의 우선순위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적합한 연구방법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를 토대로 논리의 전개를 구상할 수 있었고 이후 교수님의 조언을 토대로 석사논문의 목차를 잠정적으로 확정했다. 초보 연구자의 고민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촌철살인의 피드백을 보며 나는 지도교수님께 다시 한 번 깊은 존경심을 갖게 됐다. 이러한 의미에서 올해 석사학위 논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위대한 스승의 조언을 바탕으로 주제와 목차를 완성하며 석사논문 작성을 위한 여정을 무사히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다섯째, 신사업. 올해 2학기를 시작하며 9월 7일(화)부터 진로, 진학, 학습, 심리, 상담, 기술 등을 주제로 ‘자기실현 주간칼럼’을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주2회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만 메인이 되는 내용은 어떻게 하면 입시컨설팅을 더욱 체계화하고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을지, 나아가 보다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개별화된 진로진학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에 대한 나름의 생각들이다. 핵심은 진로진학 컨설팅과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의 결합을 통해 모바일 앱 서비스를 기획·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진정한 ‘나다움’을 찾고 잠재력을 극대화해 자신이 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의 단계가 필요하다. 첫째, 성적, 성격, 활동 등 다양한 학생 정보를 손쉽게, 빠짐없이 기록할 수 있는 직관적인 모바일 플랫폼을 구현한다. 둘째,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진로진학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하나의 DB로 집대성한다. 셋째,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론을 토대로 개인의 흥미와 적성 그리고 사회적 트렌트를 고려해 정확성(accuracy)과 적합성(suitability)이 높은 진로를 추천한다. 넷째, 산업, 직업, 직무, 전공, 대학, 고교로 이어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로계획을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한다. 다섯째, 힘들고 고독한 수험생활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인지 및 행동심리학 기반의 1대1 심리 케어를 제공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술적 역량이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인데, 이는 컨설팅 노하우를 석사논문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꾸준히 쓰고 있는 칼럼을 통해 비전과 계획을 구체화한 다음 최고의 인재들을 모아 팀으로서 문제를 해결해 갈 계획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올해 신사업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는 신사업을 둘러싼 교육적 맥락과 기술적 이해를 토대로 진로진학 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페르소나(persona)와 유저 시나리오(user scenario)를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2021년 신축년(辛丑年)이 마무리되고, 2022년 임인년(壬寅年)이 새롭게 시작됐다. 임인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로 86년생인 내가 세 번째로 맞이하는 나의 해다. 특히 검은 호랑이는 리더십과 독립성이 강하고 열정적이며 큰 야망을 이룰 수 있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나의 성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 같아서 느낌이 좋다. 올해는 호랑이 기운을 남김 없이 발휘해 영감과 창의성으로 나만의 우주를 창조하고, 규칙과 질서로 안팎의 세계를 통합하는 해를 만들고자 한다. 나의 여정에 신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