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의 프로그램 이용기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났다. 그 사이 혜정이는 유전체의학연구원이라는 구체적인 진로를 설정했고, ‘산업-직업-전공’으로 이어지는 진로구체화 컨설팅모델에 따라 하루 3번 맞춤 콘텐츠를 추천 받았으며, 이를 중심으로 10개 이상의 심화탐구보고서를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작성했다. 고등학교 수준을 넘어서는 매우 전문적인 자료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모든 것을 혼자 고민하고 해결해야 했던 1학년 때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었다. 혜정이는 무엇보다도 이 과정을 든든한 전담 코치와 함께 헤쳐나갈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코치는 혜정이가 맞춤 콘텐츠를 완독하고 리뷰를 남길 때마다 잘하고 있다는
하이파이브 피드백을 남겨주었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기면 만화나 동영상 형태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른 콘텐츠를 추천해주었으며, 보고서의 논리 구성을 위한 작성 가이드나 참고문헌 표기법을 묻기도 전에 먼저 알려주는 등 혜정이의 진로탐색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도왔다.
뿐만 아니라 코치는 혜정이의 활동에 변화가 생겼을 때 먼저 다가와 심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혜정이는 6월 초에 치른 모의고사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아 실망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매일 꾸준히 완독하던 맞춤 콘텐츠를 하루 신경쓰지 못했는데, 바로 다음날 혜정이는 코치한테 메시지를 받았다. 혜정이는 혹시 콘텐츠를 읽지 못한 것을 나무라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며 메시지 내용을 확인했다. 코치는 모의고사를 보느라 수고했다고 말한 뒤 먼저 혜정이가 걱정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했다.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과 여유있는 마음을 강조하며 시험도 끝났으니 친구들과 떡볶이라도 먹으면서 하루 정도 기분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어쩌면 평범해보일 수도 있는 이 말에 혜정이는 금방 기운을 차렸고 친구들과 웃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친구들과 약간의 말다툼이 있었을 때, 오랜 시간 앉아 있어 허리가 아플 때, 그리고 자책이나 자기합리화에 시달리 때마다 코치의 심리학적 조언을 토대로 인식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었고, 덕분에 혜정이는 명료하고 낙관적인 마음가짐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다.
한편, 빅스쿨에는 수시 및 정시 지원대학 추천이라는 유용한 기능이 또 있었다. 재학 중인 고등학교와 내신 및 모의고사 성적을 입력하면 수시와 정시로 진학 가능한 대학의 범위가 자동으로 추천되는 방식이었다. 여기에 사용되는
‘배치표 예측 알고리즘’은 대학별 입결 자료, 전국 시도교육청 수시합격 사례집, 각종 배치표와 빅스쿨이 자체적으로 수집한 4만 여개의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된 것으로 매년 95% 이상의 높은 적중률을 보이며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었다. 이 기능은 창업 1년차부터 수험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초기 사용자들을 빅스쿨 앱으로 유입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은 메인이 된 빅스쿨의 진로구체화 프로그램 보다 지원대학 추천 기능이 더 화제가 된 이유는 자명했다.
혜정이를 비롯해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자신의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을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을 위해서는 충분한 합불 데이터와 데이터 해석 역량이 필요한데, 수험생들이 이를 갖추기는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싼 돈을 들여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러한 컨설팅도 어떤 컨설턴트를 만나느냐에 따라 컨설팅의 수준이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비용뿐만 아니라 리스크까지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 생겼던 것이다. 하지만 빅스쿨에서는 매우 편리하고 정확하게 그것도 공짜로 고퀄리티 컨설팅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추천 범위 내 대학들의 모집요강과 입시전략을 상세히 안내하고 성적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자신이 갈 수 있는 대학을 모니터링하고 준비사항을 빠짐 없이 숙지할 수 있었다. 진로구체화 프로그램이 수험생들의 장기적인 니즈(needs)에 초점을 맞춘 비타민(vitamin) 같은 서비스라면, 지원대학 추천은 수험생들의 단기적인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하는
진통제(painkiller)같은 서비스였던 것이다.
빅스쿨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동 계획 수립과 주요 이슈 및 일정 알람 기능을 추가했다. 혜정이는 수시 지원대학 추천리스트 중 3곳의 대학을 목표 대학으로 설정했다. 이후 마이페이지에 미래 목표에 따른 하향식 추천 계획이 자동으로 생성됐고 예상되는 일정에 따라 필요한 준비사항과 달성해야 할 과제가 연도별, 분기별, 월별로 제시됐다. 이를 통해 혜정이는 지금부터 대학 입학 때까지의 타임라인을 살펴보며 남아 있는 시간과 해야 할 일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학년별, 지역별, 주제별 선택에 따른 알람 기능을 통해 중장기 대입 전망과 주요 이슈 및 변화 그리고 각종 입시 일정을 자동으로 추천받을 수 있어 시간에 여유 없이 쫓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넉넉히 관리하며 입시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후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혜정이는 고등학교 생활 내내 빅스쿨과 함께 했다. 진로에 따른 맞춤 콘텐츠부터 지원대학 추천 그리고 심리케어를 담당하는 1대1 코칭까지 수험생활의 모든 것을 물심양면으로 빠짐없이 그리고 완벽하게 다루는 앱은 빅스쿨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 빅스쿨은 반에서 거의 모든 학생들이 사용하는 필수 앱이 됐고, 교사용 프로그램 또한 개발되어 혜정이네 학교는 물론 전국에서 있는 50% 이상의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진로진학 상담에 활용되고 있었다. 최근 빅스쿨은 100만 명 이상의 데이터와 기술 노하우, 그리고 빠른 성장세를 인정받아 200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과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하며 자기실현이라는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혜정이는 졸업 전 동아리 후배들과의 자리에서
서울대 합격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혜정이는 2년 전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모두들 혜정이의 입을 바라보았고 혜정이는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