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쿨은 시작부터 조금 달랐다. 메인 화면에 모든 메뉴탭을 다 띄워놓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랜딩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대신, 하얀 배경에 단순하고 큼직한 폰트로
혜정이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나이, 성별, 학교, 학년, 거주지 등의 인구통계 프로필을 시작으로 앱을 사용하게 된 이유와 목적, 현재 경험하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과 이상적인 모습, 그리고 학습 및 진로 행동과 습관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답변의 선택지는 사용자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특징을 짧은 문장으로 정리하고 이를 버튼의 형태로 구현해 직관적이고 쉽게 답변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인상적인 건
몇 번의 질문마다 잘하고 있다는 칭찬이나 답변에 대한 공감 멘트를 넣어 심리적인 측면에서 사용자에게 섬세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컨설팅 프로그램의 효과를 증명하는 실사용자의 풍부한 리뷰와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진행된 학술연구 그리고
프로그램 수강으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는 직관적인 그래프까지 포함되어 있어, 혜정이는 10분 정도 소요되는 짧은 설문이지만 검증된 데이터와 심리 케어로 뒷받침되는 치밀한 구성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혜정이는 다량의 개인정보를 낯선 앱에 제공한다는 거부감이 사라졌고, 신뢰를 바탕으로 보다 진지하게 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개인 수준, 가족 수준, 사회 수준이라는 세 가지 카테고리에 대한 답변이 완료된 후, 앱의 화면은 로딩페이지로 전환됐고 빅스쿨 사용자 수십만 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프로그램을 생성하고 있다는 문구가 나타났다. 이어서 빅스쿨은 혜정이의 맞춤 프로그램으로 2개월짜리 진로구체화컨설팅 프로그램을 추천했고 7일간의 무료체험 후 2개월 이용권이 결제되는 제안서가 도착했다. 이용권의 비용은 10만원 수준으로 대치동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입시컨설팅 비용의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막상 앱 서비스를 사용하는 비용으로 10만원을 지출하려고 하니 왠지 모르게 불확실한 감정이 들어 결제 버튼을 누르기가 망설여졌다. 그래서 혜정이는 빅스쿨의 컨설팅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을 좀 더 찾아보기로 했다.
빅스쿨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를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블로그에는 많은 학생들의 사용후기가 자세히 정리되어 있었다. 수십 페이지가 넘는 사용후기의 내용은 각양각색이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빅스쿨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는 말이었다. 빅스쿨은 단순히 대학을 잘 가기 위한 목적으로 입시정보만 뿌리는 앱이 아니었다. 빅스쿨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론을 토대로 개인의 흥미와 적성 그리고 사회적 트렌트를 고려해 정확성(accuracy)과 적합성(suitability)이 높은 진로를 추천하고,
산업, 직업, 직무, 전공, 대학, 고교로 이어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로계획을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콘텐츠와
심리 케어를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진정한 ‘나다움’을 찾고 잠재력을 극대화해 자신이 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모습이 될 수 있었다. 빅스쿨을 만나 대입 성공은 물론 직업과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고 나아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계획적인 생활습관을 갖게 된 학생들은 빅스쿨을 최고의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 파트너로 손꼽고 있었다. 혜정이는 비로소 안심하고 부모님께 이용권 구매를 부탁드렸다.
컨설팅 프로그램을 시작하자 즉시 전담 코치가 배정됐다. 앱 내의 채팅창을 통해 혜정이는 코치와 인사를 나눴다. 혜정이의 코치는 자신을 엄마의 마음으로 지도하는 코치라고 소개하며 진로뿐만 아니라 진학이나 심리 측면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혜정이는 막막하고 외롭던 수험생활을 함께 해쳐나갈 든든한 조력자가 생긴 것 같아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코치는 혜정이가 등록한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한 뒤, 진로를 추천하기 위해 가장 먼저 진로활동 기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로활동은
MBTI, 에니어그램, 다중지능, 강점검사와 같은 자기보고식 성격유형 검사와
창의적 체험활동, 수강과목 및 수행평가, 독서활동, 교내대회 등의 비교과 활동을 의미했다. 코치는 과학적 자기탐구 방법론을 설명하며 성격유형에 따라 진로를 설정하기보다 비교과 활동을 귀납적으로 정리해 경험을 근거로 진로를 구체화하는 것이 더욱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학교 때부터 여러 번 해온 성격유형 검사를 다시 하는 게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정확한 진로추천을 위해 가급적 모든 정보를 입력하는 것을 추천했고, 혜정이는 코치의 가이드에 따라 진로활동을 입력하기 시작했다.
정보분석 및 매칭에 필요한 최소한의 진로활동을 기록한 뒤에는 페이지의 하단에 진로추천이라는 버튼이 자동으로 생성됐다. 버튼을 누르자 로딩페이지로 전환됐고 빅스쿨 사용자 수십만 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맞춤 진로를 생성하고 있다는 문구가 나타났다. 맞춤 진로는
진로활동을 토대로 파악한 학생의 역량과 관심 분야, 그리고 사회적 트렌드를 고려해 직업을 추천하고,
해당 직업에 필요한 핵심적인 지식 및 기술을 요약한 뒤
구체적인 직무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나아가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사명이 요약된 200자 분량의 스토리였다. 또한 해당 직업과 관련성이 높은 전공과 기업/기관 리스트 그리고 기사, 리포트 등의 레퍼런스도 함께 제시되기 때문에 ‘전공 ☞ 직업 ☞ 기업/기관’으로 이어지는 진로 개발 경로를 한눈에 그려볼 수 있었다. 총 세 가지 진로가 추천됐고 진로활동과 추천진로를 매칭할 때 산출되는 점수를 토대로 정확성(accuracy)과 적합성(suitability)을 맞춤 진로의 우측 상단에 퍼센트로 보여주는데, 혜정이는 이를 참고해 생명과학 분야의 유전체의학연구원이라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이틀만에 진로 선택까지 완료하자 코치에게 잘하고 있다는
하이파이브(High five)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누군가 나의 활동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다는 생각에 혜정이는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고 빨리 다음 단계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