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의 입시환경에서는 이러한 내면의 탐구가 거의 불가능하다. 2019년 진로 중심의 대입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의 불공정성에 대한 국민여론이 커지면서 2023학년도를 기점으로 서울 주요 16개 대학의 정시 비율이 40%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는 과거 수능의 폐해로 지적되어 왔던 문제풀이 중심 수업과 학교교육 황폐화·학원화를 다시 한 번 야기할뿐만 아니라, 학생의 흥미·적성에 따라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2025년)와 배치되는 정책으로 교육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현(2021년) 중1과 중2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3~2024년은 고교학점제의 과도기로, 상대평가로 진행되는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 내신을 준비하고, 진로설정 후 이에 맞는 선택과목까지 챙기면서, 수능까지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부담이 매우 커졌다. 
이러한 복잡한 환경에서 교육수요자들은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제거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나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지는 진로보다는 지금 당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신과 수능점수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진다. 이로 인해 다섯 가지의 관리 영역 중 학습에만 매몰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면 교육은 스스로를 찾고(finding), 이해하고(understanding), 치유하고(healing), 세우는(building) 과정을 생략한 채, 언제든 찾아볼 수 있는 지식을 외우고 정답이 정해진 문제만 푸는 사람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는 단 한번의 밀물에도 쉽게 부서지고 마는
모래성을 짓는 것과 같은 것으로 교육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나의 경험을 돌이켜볼 때 교육의 본질은 자기실현(self-actualization)으로, 교육은 학생들이 모든 잠재력을 발휘해 자신이 될 수 있는 최선의 존재로 성장하는 것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시기별로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학적 조언이 필수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내가 겪는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이 이미 내 안에 있고, 내면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탐사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가 모두 심리학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길고 어두운 밤을 지날 때 나를 힘들게 했던 건 시험점수 몇 점이 더 나오고 덜 나오는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자격지심과 열등감에 괴로워했고, 상황과 사람만 바뀐 채 반복되는 문제에 고통스러워했으며, 좀처럼 벗어날 수 없는 실패의 고통을 곱씹어야만 했다. 하지만
동시성(syncronicity)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련의 사건(Tracy, 2004: 260-262)을 겪으며 나는 심리학에 빠져들게 됐고, 지속적인 내면의 탐구와 성찰 그리고 명상을 통해 자기실현하는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내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외적인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는 스스로 의식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나의 내면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외부적으로 투사·구현된 것이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의 시험 성적이 낮게 나왔다면, 외부적인 현상인 시험이 문제가 아니라 공부해야 할 이유를 납득하지 못한 내부적인 마음이 본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편입학을 준비할 때 내가 이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에 대해 더 이상 '왜'라는 질문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를 철저히 검증했다. 이를 통해 내 선택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삶의 비밀에 대한 나름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삶은 이해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스스로를 보살피고 기꺼이 어려운 일을 책임을 지며 마음의 목소리에 따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둘째, 무수한 좌절과 실패가 이어지며 내 앞에 열려 있는 모든 문이 닫힐 때 그것은 막다른 길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길의 시작이다. 신을 향한 길, 천국으로 가는 길, 완전함에 이르는 길은 계속 해서 위로 올라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아래로 내려가 지옥의 가장 밑바닥에서 반대편을 뚫고 나가는 방향에 있다.
셋째, 고통과 실패의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추구하다보면 어떤 시점에 전혀 상관없어 보였던 지식과 경험이 하나의 퍼즐로 맞춰지며 결국 그토록 바라고 꿈꿔왔던 나로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넷째, 이러한 삶을 통해 Abraham H. Maslow가 추구하는 자기실현을 넘어선 영혼의 성장과 완성의 길에 다다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교육은 학습 중심의 관리가 아닌 심리 중심의 자기실현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정확한 시점(timing)과 지점(point)에서 심리학 기반의 적절한 조언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자기실현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질문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나아가 지속적인 탐구와 성찰 그리고 명상을 지원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등불삼아 삶을 개척하고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며 자신만의 의미와 가치를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 
참고문헌
[1] Tracy, B. (2004). 성취심리(Maximum Achievement) (홍성화 역). 서울: 씨앗을뿌리는사람. (원서출판 1993).